부천의료봉사

방학은 잘 보내면 아주 유용하게,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그저 여유롭고 게으르게 보내면 의미없이 버려지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2학년 여름방학, 실습에서 자유롭고 사실상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방학이기에 의미있는 것을 해보고 싶어 굿닥터스 나눔단의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봉사는 오전, 오후 나누어 포지션이 바뀌었다.

나는 오전에는 예진실에서 보조를 했고 오후에는 침구과2에서 약침보조를 했다.

예진실 보조는 예진이 끝난 어르신들이 적당한 진료실로 배정받을 수 있도록 진료실을 확인하여

예진실 선생님한테 알려드리고, 그 분들을 직접 모셔다드리는 일을 했다.

별것 아닌 것 같았는데 사람이 많았고 바빴고 그래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단장님말씀으로는 사람이 많지도 ,적지도 않아 딱 좋다고 하셨지만...

오전 진료시간은 12시 30분 까지였나 아마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있었다. 점심은 낙지볶음과 불고기. 이렇게 두가지 메뉴의 도시락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봉사활동가서 밥을 먹는데 두가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한 문화충격을 받은 나는 낙지볶음 도시락을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오후에는 침구실2에서 약침준비하고, 발침하고 예진 못받고 오신 분들 대신 물어봐서 적는 일을 했다. 학교에서 아직 실린지다루는 실습은 하지 않아 사실상 이 봉사활동을 하며 주사기를 처음 만져보게되어 내게는 소중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봉사가 끝날 시간이 되고 봉사자들은 거의 힘들고 지쳐있었으나 사람이 많아 예상보다 삼십분정도 늦게 봉사가 끝났다. 하지만 진료가 끝나면 물건과 기구들을 다시 다 정리하는 것 까지가 봉사자들의 몫이었고 다들 지쳤지만 힘을 합해 순식간에 물품들을 정리했다.그리고 나서 나와 몇몇 봉사자들은 사진찍기 전 남는 시간에 단장님께서 진맥해주시고 체질도 알려주셨는데 평소 내 식습관이 단장님께서 말씀해주신 사상체질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신기했다.

이 봉사활동을 하며 궁금한 것이 있었는데, 이 봉사를 하기 위해 물품과 약물, 봉사자들 점심 등등 지원금이 많이 필요했을텐데 그런 지원금은 어떻게 하는건지 궁금했으나 물어보지 못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물어봐야겠다.

해외로 의료봉사다니는게 꿈이고 목표인 내게 굿닥터스 나눔단과 함께한 예비의료인으로서의 부천의료봉사는 그 첫 발걸음이 될 것이고 자신들의 전공을 돈벌이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재능기부를 하는 한의사 선생님들을 보며 깊은 감동과 고마움을 느껴 나도 그 분들처럼 나누고 살고싶다는 동기부여가 강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가슴속에 따스한 향기를 남긴 하루라는 짧은 봉사시간은 아마 이번 방학 중 가장 긴 여운을 남기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