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항봉사를 마치며 돌이켜보니 굿닥터스 나눔단을 알게 된지 어언 1년이 넘었고, 굿닥터스 나눔단과의 동행이 6번이라는 사실이 새삼 크게 와닿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바라던 의료봉사에 함께 한다는 사실에 마냥 설레는 마음만으로 임했지만 이제는 좀 더 굿 닥터스 나눔단의 활동이 빛날 수 있도록 내가 작게라도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6번이 많은 참여횟수는 아닐 수 있지만, 처음 혈당체크도 서툴렀던 나부터 이젠 제법 정맥주사도 놓을 줄 아는 지금의 나까지 굿닥터스 나눔단과 함께하면서 받은 무수한 감동들과 함께 성장해 온 느낌이 듭니다. 이 감동들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고, 마음깊이 와닿는 경험을 해봐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굿닥터스 나눔단의 활동과 추구하는 가치가 아름답고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정성과 노고가 단순히 보여주기를 위한 게 아니었음을 의미하는게 아닐까요?
이번 포항봉사는 정말 공기좋고 예쁘게 잘 가꿔진 뜰이 있는 포항환경학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시설이 넓고 쾌적해도 좋았겠지만 오히려 협소한 덕에 더 북적거리는 것 같았고, 어르신들 약제실까지 동선도 짧아 안내하기에도 좋았고, 강당으로 드나드는 문이 좁은 덕에 오고가면서 다른 봉사자 분들과 더 자주 마주치며 인사하고 격려하기 좋았습니다. 여름더위에 야외에서 어르신들 기다리시는게 힘드시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비가 온 덕에 그래도 밖에서 기다리시는게 덜 힘드셨을 듯 합니다. 장소도 참 이쁘고 좋았지만 이번 봉사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의사선생님을 서포트하면서 정신없이 바이알에서 주사액을 뽑다가 문득 함께 온 친구들이 잘 하고 있나 고개를 들어 둘러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약제실에서는 어르신 옆에 꼭 붙어서 손짓을 하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문가에 서서 안과 밖을 드나들며 인원체크와 안내를 하는 모습, 바이알에서 열심히 주사액을 뽑고있는 모습, 수많은 환자를 케어하시면서도 밝고 친절한 목소리로 진료하시는 의사 선생님들 그리고 이리저리 어느 하나 신경쓰지 않는 것 없이 총괄하시는 담당 선생님들의 모습이 마음에 와 박혔습니다. 이렇게 각각의 작은 행동들이 조화롭게 모여서 하나의 큰 가치를 만드는 과정속에 내가 있다는게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비오는 날에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더위를 많이 타서 더운 것을 못 참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그래도 좋다' 라는 생각으로 바꾸어 준 건 이 먼데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손잡아 주시는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에도 마냥 이쁘다는듯이 웃어주시던 어르신들이셨고 다들 몰두해서 자신이 맡은 바를 200% 해내고 있는 모든 의료진분들과 봉사자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것들이 지금까지 굿닥터스 나눔단과 함께하는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게끔 만들었고, 앞으로도 가능할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활동으로 얻는 것 뿐만아니라 너무 좋은 숙소에 맛있는 식사와 교통편 제공까지 내가 제공받는 것들만큼이라도 내 몫을 잘 해내고 있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여러모로 아직 많이 부족한 봉사자이기에 조금씩 더 보고 배우면서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 봉사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굿닥터스 나눔단의 선행이 널리 알려져 나눔과 봉사의 가치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기를 바라고 저 또한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입니다. 매번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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