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고달초등학교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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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스 나눔단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전라도 지역에 방문하게 되어 많이 설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곡성이라는 지역은 이번 봉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고즈넉하고 정겨운 지역 분위기만큼 어르신들도 다정하시고 함박웃음도 많이 지으셨습니다. 재능나눔버스가 생긴 후로는 어르신을 모셔오게되면서 거동이 불편하시거나 먼 걸음 하셔야했던 많은 어르신들이 편하게 찾아오신덕에 고달초등학교가 북적북적해서 마치 잔치 분위기 같았습니다. 저는 매번 의사선생님의 어시스트만 하다가 처음으로 약침관리를 맡게되었습니다. 처음엔 어떤 일을 해야할지 몰라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내가 어시스트 할 때를 생각해보니, 선생님께서 요청하신 약침을 바이알에서 빼는 것만으로도 정신없지만 때마침 테이블로 가져온 약침마저도 소진되면 도중에 빨리 뛰어가서 가져와야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런 어시스트분들이 오셨을 때 좀 더 빨리 약침을 찾아갈 수 있도록 미리 위치를 파악해 두면 좋겠다 싶어서 각 박스에 적힌 바이알 이름을 잘 봐두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때 약침의 이름을 많이 익혀서 도움이 됬던 것 같습니다. 처음 배치 받았을 때는 약침관리라 하여 오전 진료 시작전에는 수량 표시하는데 정신없겠지만 그 잠깐 시기를 지나면 누군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조금은 루즈한 업무분야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약침관리 파트는 모두들 서두르고 바쁜 활동중에도 상대적으로 정적인 임무일수도 있지만 CSR로서 약침재고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어시스트분들이 신속하게 물품을 챙겨가서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일인 것 같아 마찬가지로 긴장해야했고 새삼 굿닥터스 업무중에서는 편하게 쉴 수 있는 일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주셔서 더욱 풍성했고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바라본 붉은 노을덕에 더욱 아름다웠던 곡성 봉사였습니다.
<증평 2차-도안초등학교를 다녀와서...>
도안초등학교는 지난 해에 처음 방문하여 이번이 4번째 방문이었습니다. 고작 4번인데도 학교랑 정이들었는지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농구장을 보니 반기도하고 매번 공이 숨겨져있던 관목 속에도 설마 아직도 여기다 공을 숨겨두나 싶어서 휘저어 보게됩니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보다 주위에 멋진 공원도 생기고 길도 잘 닦여서 훨씬 주위환경이 쾌적해보였고 근처 거주하시는 어르신분들께도 증평군청이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엔 적십자봉사단 어머님들이 오셔서 커피와 차 나눔을 해주신 덕에 훨씬 풍요로웠는데요. 특히, 대기시간이 길어지다보면 어르신도 지치셔서 표정이 어둡거나 지루해 하시는데 이 때 냉커피 한 잔 드리면 금새 미소지으시는 모습을 보고 열 마디 말보다 커피 한 잔이 가끔은 더 좋을 때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번 봉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 3차례의 도안초등학교 봉사중에 제가 어시스트 했던 어르신을 다시 어시스트 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활짝 웃으면서 인사드렸는데 처음엔 어리둥절하시다가 설명을 들으시고는 기억은 나지 않으시지만 또 만나서 반갑다고 악수해주시는데 몸은 힘들어도 꾸준히 찾아오는게 이러한 기쁨을 주는구나 싶어서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반대로 어르신께서 먼저 기억해주셨을 때 그 반가운 마음을 감사히 받을 수 있도록 어르신들과 한번이라도 더 눈을 맞추고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올해 마지막 도안초등학교 봉사는 따뜻했던 초가을 볕처럼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봉사였습니다.
<영천 봉사를 다녀와서>
영천은 처음 방문한 봉사지였습니다. 사전 셋팅에 참가하여 춘천부터 영천터미널에 도착하기까지 설렘 가득한 마음을 안고 도착했는데 터미널의 분위기가 차분하고 한 층 여문 가을 분위기처럼 따뜻하고 정겨웠습니다. 봉사를 다니면서 봉사현장까지 보통 택시를 이용했는데 일찍 도착하기도 했고 영천이라는 지역의 느낌을 더 받고 싶어서 물어물어 시내버스를 찾아 올라탔습니다. 매일같이 가방에 떠밀리고 손잡이도 겨우 잡으며 타고 다니던 시내버스를 생각하다가 텅텅 빈 마을버스를 타니 마음마저 여유로워 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시골길을 거침없이 달리는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영천은 노랗게 익어가는 논이 많이 보였고 정몽주 생가 표지며 유적지 같은 기와집들도 보이는 것을 보니 유서 깊은 지역처럼 보였습니다. 마침 버스에서 내려서 임고초등학교까지 걸어가는 길에 임고서원이 있었는데 선죽교가 있어서 둘러보았는데 정말 여행지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과수원도 많았고 집집이 하나씩 붉고 탐스럽게 익어가는 석류나무도 몹시 인상 깊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렇게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걸어서 봉사지로 향한 것이 봉사를 하면서 영천 지역의 어르신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아무래도 임고초등학교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단장님께서 임고초등학교가 가장 아름다운 학교 100에 선정된 학교라 말씀하셨을 때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친구들 7~8명이 팔을 벌려 잡아야 다 둘러질 큰~~나무들이 운동장 곳곳에 우뚝 서있고, 그 아래에 마을 주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옹기종기 모여 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아마 지나온 봉사지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수확기라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주시진 않았지만 그래서 더 꼼꼼히 진료받으실 수 있었고 침을 꽂고 쉬시는 동안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영천에 대해 많이 알아가고 약침을 홍보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회식후에 잠시 임고서원에 들러 봉사자들과 사진도 찍었는데 여러모로 풍요로웠던 봉사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잘먹고 잘사는 법‘식사하셨어요’-파주시 문산읍 반구정 마을>
굿닥터스 나눔단을 알리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지금껏 굿닥터스 봉사는 주말이라 부담없이 항상 참석하였는데 이번 봉사는 화요일에 수업이 있어 한편으론 조금 걱정도 되고 고민이 많았지만 살면서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 싶어 새벽 첫차를 타고 문산으로 향했습니다. 파주는 농촌활동으로 한 번 방문한 적 있었는데 임진각은 처음이라 차창 밖을 끊임없이 내다봤던 것 같습니다. 금빛물결이라는게 이럴 때 쓰는구나 싶을정도로 절정을 맞은 논들이 넓게 펼쳐진 임진각역은 마치 영화촬영지 같았습니다. 사실 방송이라는 것에 대해 설레고 떨릴 줄 알았는데 반구정 마을에서 진행하는 늘 해오던 굿닥터스 봉사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선생님들도 그러시고 봉사자 분들도 그러시고 평소에 하시던 그 친절함과 정성이었기에 더욱 그랬던 것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후에 방송에 떡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굿닥터스 나눔단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또 그런 계기를 통해 지원이나 참여가 늘 수 있는 기회에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늘 그랬지만 굿닥터스 나눔단을 통한 활동들은 제 남은 기회비용이 후회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복기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증평3차 봉사를 다녀와서>
증평은 5번째 방문이지만 죽리초등학교는 처음이었습니다. 사전셋팅 때부터 멀리서 손을 흔들면서 인사해주시고 고생한다며 호박넣은 콩떡이며 귤이며 한 바구니 자전거로 실어다 주시던 이장님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납니다. 칸막이도 직접 설치해주시며 도와주시던 모습이 정말 주민분들에 대한 애정이 크신 분이고 죽리라는 마을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이런 이장님이 계시는 한 살기 좋은 분위기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번 봉사에는 강인정 단장님의 어시스트를 했습니다. 지압해서 아픈 부위에 따라 어느 장기에 문제가 있는지 어깨너머로도 많이 배우고 선생님께서 이런저런 질환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신 덕에 너무 즐겁고 유익하게 봉사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봉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숙소였던 삼색마을 회관이었는데요. 너무나도 친절하신 담당자 선생님도 기억에 남고 할머니 생신잔치시라고 대가족이 옆에서 묶으셨는데 덕분에 편육이며 너무 맛좋은 음식을 많이 나눠주셔서 푸짐한 한 상을 받고 봉사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 푸근한 정이 이번 봉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부천봉사를 마치고>
부천엔 약 1년 3개월만이었습니다. 굿닥터스 나눔단 봉사에 처음 함께 하게 된 곳이어서 그런지 까치울 역부터 시내버스를 타고 새보미아파트에 내려 고강복지관까지 걸어가는 길 내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서 그런지 많은 어르신들이 방문해주시진 않았지만 1년만인데도 낯익은 분들도 계셔서 반가웠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봉사에 임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났던 것 같습니다. 이번 봉사에는 이진선 부단장님 어시스트를 맡았었는데 말씀하시는 중간중간 일과성 뇌허혈이나 중풍이나 루게릭 같은 낯익은 질환들이 있어서 한창 성인간호 시간에 배운 질병들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환자분의 상태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정말 이론과 일치하는지 대조해보기도 했습니다. 굿 닥터스 나눔단을 통해서 사람을 대하는 정성뿐만이 아니라 주사기 쓰는 법도 배우고 이젠 질환들도 공부할 수 있구나 싶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거창봉사를 다녀와서>
거창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하는 곳이었습니다. 작년에 사전 셋팅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부득이한 학교사정으로 밤늦게 혼자 올라가서 찜질방에서 묶고 아침에 그린웨딩홀로 찾아갔던 추억이 있던 곳이라 그런지 거창으로 내려가는 길이 너무 즐겁고 들떴습니다. 제가 가진 거창에 대한 기억은 참 따뜻하고 큰 의미가 있는데요, 작년에 굿닥터스 봉사를 다니면서 사실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 봉사를 왜 계속 다니는지, 집 근처에도 봉사할 곳은 많은데 왜 그 먼데까지 다니냐는 주위의 질문들에 사실 답을 잘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교수님과의 반나절 동안의 자전거 트래킹 약속이 잡히면서 어쩌면 많이 피곤하고 그 먼 길을 혼자 가는 것이 포기될 법도 했는데 단 한순간도 가지말까? 라는 고민도 들지 않았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심야버스를 타고 그 먼 거창까지 내려와서 찜질방에 혼자 누워있던 제 스스로가 얼마나 웃기던지요. 그 때 생각했습니다. 굳이 주위 사람들이 묻어온 질문에 답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요. 어떠한 상황에서든 그래도 좋아라고 답할 수 있는 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고민할 것 없이 뛰어들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먼데서 오느라 고생했다 많이 신경써주시지만 사실 힘들었다면 벌써 그만두었을 것입니다. 봉사활동 그 자체에도 의미가 크지만 거쳐간 수많은 어르신들, 한의사 선생님들로부터, 김소현 선생님이나 구자용 선생님이나 각 지역에서 달려와 준 봉사자분들과의 소통 속에서 저에게 이 봉사활동이 가르쳐주는 것은 너무 많았습니다. 거창이 그런 깨달음의 시작지여서 그런지 이번 봉사에 너무 에너지 넘치고 행복하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라던 접수실에서 어르신들과 원없이 소통활동을 하고 소양강처녀라며 소양강처녀 노래를 불러주신 아버님까지 너무 정겹고 따뜻한 거창 어르신들덕에 오히려 제가 마음 한가득 사랑을 받아 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동안 굿닥터스 나눔단을 통해서 배운 봉사는 내가 수많은 자음들 중에 하나라면, 의료진들과 직원분들이 수많은 모음들 중에 하나이고 그렇게 혼자선 무의미한 자음과 모음이 만나 하나의 단어가 되고, 그 단어들이 모여서 또 문장이 되고, 결국 어떤 하나의 의미가 되는 과정이며 혼자선 무의미할 수 있었던 나를 의미 있게 만들어주고 나에게 수많은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게 해주는 일이었습니다. 내년부터는 실습문제로 올해만큼 자주 함께하지 못하겠지만 가능할 때마다 찾아서 굿닥터스 나눔단과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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